[2016. 3. 나오시마-도쿄 미술여행] 지중 미술관, by 오스칼


3월달이지만 서늘한 날씨였다. 히터를 안 틀고 전기장판만 켜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밖으로 나갔다가 엘사랑 쎄쎄쎄 하는 줄. 이불밖은 위험해!!!! 일어나서 히터를 좀 틀어놓고 밍기적 거리다가 밖으로 나가니 게스트 하우스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이 보인다. 빤히 쳐다보길래 어맛! 귀여워! 하고 찍으려고 하니 고개를 내림. 사진의 '사'도 모르는 축생들 같으니. (부들부들)

500엔만 내면 게스트 하우스에서 주는 아침을 먹을수 있는데 생각이상으로 풍성하게 나왔다. 도톰한 식빵으로 만든 프렌치 토스트에 오렌지, 샐러드, 베이커, 스크럼블 에그, 게다가 차까지 사실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편이 아니고 많이 먹지도 않는데 어제의 일 (식사가 비싸고 식당이 많지 않다!) 을 떠올리면서 든든하게 챙겨먹었다. 존나 페르시아군을 앞둔 스파르타인처럼 와구와구 먹었다. -_- 먹으면서 주인 아주머니랑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에도 몇번 와보셨다고. 시청 앞에 전경들이 매번 항상 있는게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뭐... 항상 광화문 쪽에 머물렀다고 하시길래 서울에서 좀더 저렴하고 묵을만한 게스트 하우스 있는 지역을 찍어드리고 미술전시 구경하기 좋은 곳들을 알려드렸다. 

게하에서 나와서 버스타는 곳으로 이동하니 딱 마침 베네세 하우스로 가는 셔틀버스 도착.




경치 좋아!!!!




짱 좋아!!!!!!!!!!




베네세 하우스.

진짜 여기 숙소 잡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울음) 꼭 Oval 에서 머물고 싶은데 객실이 6개밖에 없고 그 중에 3개는 스위트룸이라 가격대가 엄청나서 (일반 객실도 엄청난데!!!) 고민하다가 예약버튼을 눌렀는데도 풀 부킹(.....) 아니 젠장! 내가 돈을 쓰겠다고! 내가! 내 돈을 가져가라고 하잖아!!! 왜 가져가질 못하니 가져가질 못해!!!! 세토우치 기간은 얄짤없이 전부 풀 부킹이고 그나마 일반 룸이 나온 것이 이 시기라 여기 머무는 일정에 맞춰서 여행계획을 잡았던 거시다. -_-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진짜다. 3개월 전에 예약 안하면 자리도 없다능. 심지어 내 경우 예약 웹사이트가 너무 느려서 아예 호텔측에 전화한 다음 예약을 잡았다. 

세토우치 미술제 기간이면서 동시에 oval 동에 머물수 있는 날이 딱 하루 있었는데 문제는 그게 내가 홍콩에서 돌아오는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한항공에다가 전화해서 좀더 일찍 올순 없느냐 돌아오는 비행기를 취소하면 안되냐 (취소한 다음 바로 타카마츠로 가는 비행기를 알아보려고 했다) 물었더니 그건 또 안된다고. 그 전날 오는 비행기나 그런 것도 찾아봤는데 죄다 만석. -_- 이번에 내가 정말 이해가지 않았던 것은 대체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은 널널 한데 왜 돌아오는 좌석이 이렇게 만석이냐!!!!!!!!!!!;;; 죄다 만석이야! 아예 얄짤없어! 대기도 못해!!!!!




경치 좋고.




호텔 내 숙박하면 막 이렇게 아무데나 다 돌아다닐수 있다. 몇군데는 사유지라서 일반인은 입장불가인 곳도 있고.




Hiroshi Sugimoto <Time exposed mirtoan sea, Sounion> 1990

자연과 조형물이 함께 조합된 작품.


호텔 체크인 할 때 별 무리 없이 늘상하는 것처럼 영어로 소통하고 있는데 여권 받아든 직원이 빤히 보더니 갑자기 "한국분이세요?" 갑작스런 한국말로 물어와서 깜짝 놀랐다. 어우 깜빡이라도 키고 들어오시지. 

나: 네, 어 근데 한국말 잘하시네요.

직원: 저 재일교포라서요. ㅎㅎㅎㅎㅎㅎ

나: 아하 ㅋㅋㅋㅋㅋㅋ

직원: 영어 아주 잘하시길래 한국분이라 생각 안했는데 여권보니 한국분이라...

.......... 안녕하세요. 친구들사이에서 양키 내지는 미국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스칼입니다. 매번 스타벅스만 보이면 친구들이 '앗! 너의 고향이다!' 라고 손가락질 하지요. 시발. ^^ 여튼 그렇게 체크인을 미리 해놓고 바로 지중 미술관으로 이동. 이 때가 아마 한 9시 정도. (엄청 일찍 일어났다. 7시 반에 아침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게스트 하우스에서 나왔으니까)


(지도 출처: http://benesse-artsite.jp/en)

나오시마는 이렇게 크게 3구역으로 나뉘어 진다. 미야노우라, 혼무라 그리고 베네세 하우스 아리아(뮤지엄 아리아). 베네세 하우스에 체크인을 하였으므로 셔틀 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지중 미술관 부터 갔다. 왜냐면 거기가 가장 인기가 좋아서 늦게 가면 사람이 몰려 북적북적한 분위기에서 감상해야 할수도 있으므로. -_-


뮤지엄 아리아 이동 경로

지중 미술관 - 이우환 미술관 - 혼무라로 이동.

나오시마로 여행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자전거로 돌아다니는 것인데.




뮤지엄 아리아에서 자전거 타는것은 존나 비추한다. 


중요하니까 다시 말한다. 하지마.






섬 전체를 다 싸돌아다녀본 결과 (하루만에 3만걸음찍은 자의 위 to the 엄) 뮤지엄 아리아만 특히나 오르막길이 심한 지역이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도 있겠지? 물론 있다. 근데 그 오르막이 미친듯이 오르막이라서 허벅지가 터질 각오하고 자전거 타셔야 할 듯. 나라면 차라리 걷는 편을 선택하겠지만 -_- 아니 그보다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고!? 어짜피 이 지역 올때는 미술관만 보는게 아니라 모래사장 쪽 미술품들도 봐야하니 자전거보다는 그냥 걸어다니는 것을 추천. 섬 전체가 그냥 자전거를 느긋하게 타고 싶다면 모를까 타고다니면서 미술관람하기에는 애매하다. 걸으세여. 버스타고 굵직굵직하게 미야노우라-혼무라-뮤지엄 아리아 이런 이동만 하고 나머지는 걸어다니는게 훨씬 편하다.




지중 미술관. 오픈 하는 시간대에 왔는데도 사람들이 이미 좀 있었다. 티켓료는 2천엔 (크윽) 심지어 내부 촬영은 전혀 안된다. 그나마 티켓부스는 찍을수 있지만 좀 떨어져있는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촬영 금지. 건물을 찍는데 뭐가 문제인가! 라는 글을 어느 네이버 블로그에서 봤는데 이 건물 자체도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고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중 하나이므로 촬영 불가. 




지중地中 미술관, 미술관 전체가 특이하게도 땅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작품들을 자연광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 내가 간 날은 구름도 없는 완벽하게 맑은 날이라서 운이 좋았다.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그 특유의 콘크리트벽으로 되어 있지만 차갑고 딱딱한 느낌보다는 자연과 공존하고 침묵을 알려주는 건축물이면서 하나의 작품이었다.




티켓부스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조금 걸어가야지 미술관이 있는데 가는 동안 모네의 '수련'에 등장하는 연못들을 참고하여 꾸며놓은 인공못들이 있다. 아직 너무 이른 봄이라 꽃은 없었지만 여름에 오면 상당히 볼만할 것 같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까지 가는 동안에도 너무 즐거웠다. 각진 건물안에서 샛초록의 풀도 만나고 하늘색과 벽 그리고 그림자까지도 차분하게 어울려지고 있어서 작품을 보기 전까지 너무 설레였다.




Walter De Maria의 <Time/Timeless/No time>, 2004

별 생각없이 걸어내려간 가장 아랫부분 전시장에서는 이른 시간이라서 아무도 없었다. 들어가니 안내직원이 '만지는 건 삼가해주세요' 주의를 주고 아주 작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해주는데 진짜 작은 문이다. 들어가면 바로 안이 보이는게 아니라서 문에서 흘러나오는 빛만 바라보고 몸을 틀면 작품이 나오는데 진짜 정말 무슨 말을 해야 이 때 느꼈던 기분을 표현할수 있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커다란 방안에 조용하게 자리잡은 완벽한 구. 그리고 그 위로 비춰지는 빛들이 밝음에도 경쾌하지 않고 조용하게 문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다. 너무 완벽하고 검은 구가 마치 사람의 눈동자처럼 나 자신의 모습을 반사한다.



이 미술관의 가장 메인이라고 하는 모네의 수련은 솔직히 그냥 저냥이었는데 그도 그럴게 -_- 보스턴과 뉴욕을 오가면서 가장 많이 보고 실컷 봤던 것이 수련이었고 크기도 무지하게 큰 것들이어서 감흥이 덜했다. 약간은 시큰둥한 기분으로 감상했는데 그래도 자연광으로 감상하는 수련은 좀더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James Turrell <Afrum, Pale Blue>, 1968

빛과 각도를 이용해서 만든 육각형 어찌보면 상자로도 보여지는 이 작품에서 신기하네 재미있다 느끼고 옆을 보니 줄을 길게 서 있더라. 뭐지? 굳이 줄을 서서 감상해야 하나 싶어서 좀 고민해 볼까 하고 안쪽으로 들어가 옆을 보니.




James Turrell <Open sky>, 2004

우와 저 사진이지만 실제 낮에 감상하기로는 윗쪽이 그냥 자연광이 들어오는 창이라 방 전체가 자연광으로 가득 채워진다. 하얀벽에 내리쬐는 빛 때문에 노글노글 녹아드는 기분. 어제 막 빨아서 넌 것처럼 파란 하늘 자체가 작품이 되어서 천정에 걸려져 있다. 혼자 느긋하게 빛을 쬐며 늙은 고양이처럼 고롱고롱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서 밖으로 나왔다.

줄 서있는걸 보면서 설까 말까 고민했는데 이왕 온 거기도 하고, 입장료-_-를 생각하면 보고 가야할 것 같아서 줄을 섰다. 한번에 10명 정도? 밖에 못들어가는 룰이 있나보더라.




James Turrell <Open field>, 2000

이건 진짜.... 깜짝 놀랐다. 사람들을 일렬로 서게 만든다음 저 파란 부분을 보라고 하길래 뭐지? 왜 이렇게 멀리서 봐야하지? 하고 갸우뚱 하는데 천천히 계단 위로 올라가보라고 하여서 올라갔다. 완전 평면인 줄 알았던 그림을 보고 계속 앞으로 가라길래 !?!!?!?!? 뭐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림과 바깥 그 경계를 허물고 안으로 들어갈수 있게 된다. 꽤나 깊이가 있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서 신기해 하는 것도 잠시 들어왔던 방향을 다시 돌아도면 바깥이 나를 응시하고 있다. 내가 그림의 일부분이 되고, 안과 밖이 경계가 바뀌고 엄청 즐거운 체험이었다. 심지어 안으로 들어와서 돌아보는 바깥 역시도 직사각형의 오렌지빛 그림이었다. 함께 감상했던 사람들도 신기해 하면서 몇번이나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했을 정도. 입체감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이런 걸 느끼지 않겠지만 완벽하게 2D평면처럼 보였던 것이 원래는 깊이가 있었고 그 안으로 안으로... 들어갈수 있다는 것에서 신기했다.

미술관을 나서면서 작품 수가 적은 이 미술관이 왜 일본 최고의 미술관으로 꼽히는지 알게 되었다. (알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그냥 알게 되었다) 많지 않은 작품을 온전히 즐길수 있었던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지중 미술관 내부 사진 출처: http://benesse-artsite.jp/en/art/chichu.html )







덧글

  • pmouse 2016/03/14 00:13 # 답글

    제임스터렐 작품들 넘 좋아요! 저 오픈스카이에서 고양이처럼 노골노골.. 딱 좋은 표현! 저는 브루클린 PS1에서 7월-_-에 갔었는데
    노골노골 3분 후에 진심으로 녹아버릴 것 같아서 도망나왔습니당 ㅋ
  • 오스칼 2016/03/21 10:53 #

    따뜻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혼자 있었는데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더니 다들 햇빛 받으면서 골골골 ㅋㅋㅋㅋㅋㅋㅋ
  • 마언니 2016/03/14 01:59 # 답글

    저 동네에서 자전거라뇨.....절대 무리!! 입니다. 전 수련전시관의 벽과 바닥 디테일이 좋더군요.
  • 오스칼 2016/03/21 10:54 #

    근데 저 베네세에서 셔틀 기다리고 있는데 자전거 타고 낑낑 거리면서 올라오는 분들 많더라구요!!!!
    전 셔틀 타는 순간 자전거 포기한 건 정말 신의 한수였다면서 나 자신을 칭찬했는데....
  • 지나가다 2016/03/14 11:58 # 삭제 답글

    저 제임스터럴 작품은 한국의 한솔뮤지엄에서도 했었는데 반갑네요. 그 건물도 안도타다오가 지은 건물.
  • 오스칼 2016/03/21 10:54 #

    오 그런가요!!!
  • 2016/03/14 13:31 # 삭제 답글

    산사태나거나 눈 많이 오면 헬이겠어요...
    안 오는 지역이겠죵??
    미술1도 모르는 사람 잘 보고 갑니당!
  • 오스칼 2016/03/21 10:54 #

    시코쿠 지방이긴 한데 눈이... 아마 눈이 쌓일 정도로 오지는... 않게... 죠? (잘 모름)
  • 검사모친 2016/03/14 16:14 # 삭제 답글

    3.11~3.11 다카마쓰, 나오시마 여행을 하고 막 돌아왔어요
    지중미술관에서는 눈물이 나서 조용히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나왔네요
  • 오스칼 2016/03/21 10:55 #

    으앙! 저랑 비슷한 시기에 다녀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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